감상/애니메이션

그간 본 애니들

logmemo 2021. 2. 5. 05:52

망겜하느라 본 애니가 별로 없다... 사실 망겜이라는 핑계를 대지 않아도 그냥 요즘은 볼만한 애니가 없다
2013년 이후로 나온 애니 중에 감명깊게 본 애니가 하나도 없다... 파도처럼 갑자기 들이닥쳤다 뒤로 빠지는 느낌이었음 뭘 봐도
그래서 저 이후로 어떻게 살았는지도 기억이 잘 안난다

암튼 최근 본 애니 세개




블랜드S

남성향 치곤 너무 여성향 로맨스가 많이나오고 남캐도 여성향 느낌으로 생겨서 의아했는데 작가가 여자고, 원래 여성향 주력이래서 모든 의문이 풀렸다

원작 그림체보다 애니 작화 쪽이 더 남성향 느낌이 강해서 스탭롤을 봤더니 캐릭터 디자인 담당이 오쿠다 요스케...네....
주문토끼같은 어좁대두 점코 단풍손 5등신 그림체를 매우 혐오하기 때문에 아쉬웠음
하다못해 여자남자 등신만 똑같았어도 찐따 남자오타쿠만 보는 씹뜨억 애니는 피할 수 있었을텐데... 왜 아무도 오란고교나 노자키군 같은 좀 대중적인 씹뜨억애니의 노선을 노릴 생각을 하지 않은걸까




암튼 내용은 그럭저럭 괜찮았음
주인공 눈매 하나도 안무서운데 자꾸 눈매 무섭다고 강조하는게
이년은 실은 누구보다 자기 눈매를 사랑하고 자기 눈매가 특별히 무섭다고 남에게 어필하고싶은것은 아닌가? 싶었지만...

사디스트 컨셉팔이도 너무 개연성없고 억척스러워서 웃겼지만 그정도는 걍 뭐...네...

위에 저 장면은 왜 캡쳐했냐면 그냥 공감돼서... 장르를 불문하고 신참이라고 푸쉬하는거 정말 죽이고싶어
신참이면 납작 엎드려서 선배님들 시녀질이나 하시길 바랍니다
근본도 없는주제에 왜 자꾸 얼굴을 내미는것이지?





즐겁게 놀아보세

보는내내 배잡으면서 봤다... 좀 더러운 개그랑 불쾌한 안면개그가 있긴 하지만 그것도 개그만화 보기 좋은날 생각이 나서 좋았고... 몇몇화에 쿠키영상으로 나오는 실사 인형 연극 정말 일본식 고전개그라는 느낌이라 마음에 들었다

중후반쯤 되면 조금은 진지한 내용이 나올 줄 알았는데 끝까지 개그를 고수한 점도 마음에 든다
개운하진 않지만... 원작을 홍보할 목적으로만 만들었다면 성공했다고 생각함 원작에선 어떻게 끝날지 궁금해졌음...

한동안 후에에,호엣,호에? 이지랄하는 씹뜨억 여캐만 보다가 좀 사람같은년들 보니까 얹힌게 싹 내려가는 기분이었다

아쉬운게 있다면 촬영처리 정도...? 전체적인 컬러가 파스텔톤인데 윤곽선이라도 선명했으면 좋았을것 같다
윤곽선조차 두께가 얇고, 옅은 색이고, 노이즈가 들어가 있어서 화면을 볼 때 시선이 분산됨
왜 요즘 애니들은 다 이렇게 그림이 흐리멍텅할까




천원돌파 그렌라간

넷플릭스에 올라온거 보고 후다닥 봤다... 근데 넷플릭스는 자막 퀄리티를 이렇게 씹창내놓을 바에얀 자체자막이 있는 영상을 수입하는게 나을 것 같아
굴착군을 땅파개라고 번역한 건 그냥 넘어가겠지만 간멘을...영어로 착각하고 "건맨" 이라고 번역한 것은 오타쿠적으로 도저히 용서가 안됨
간멘은 顔面 이라고
이래서 오타쿠경력 낮은 번역가는...ㅉㅉ

사실 그렌라간에 왜 봤다 뭐때문에 봤다는 말이 필요할까 싶다 그냥 그렌라간이니까 본거지...
개인적으로 재미나 스토리 완급조절은 킬라킬이 더 우세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렌라간은 너무 정석적으로 '잘 만든' 애니메이션이다

그렌라간을 엄청나게 좋아하고 인생애니로 꼽고 그런 건 아니지만 애니메이션 오타쿠로서 작품을 바라봤을때 그렇다는 것임

우선 시각적인 요소들이 매우 완벽하다...
균형있는 캐릭터디자인, 너무 화려하지도 수수하지도 않지만 각각의 특색이 잘 살아있고, 똑같은 바디에 가발만 바꿔낀 것 같다는 느낌이 전혀 없이
모든 캐릭터를 한곳에 세워뒀을 때 정말 완벽한 디자인의 균형이 느껴진다
노인,미소녀,근육질,마른 체형,글래머러스한 체형,못생긴 얼굴, 평범한 얼굴, 그리고 인외까지...
니시고리 어느 작품에서도 캐디를 끝내주게 잘하는데 제발 캐디에 주력했으면 좋겠음
달리프라같은 거대한 똥을 다시 생성하지 않았으면 한다




아무튼 연출,애니메이팅,작화도 완벽하다
역시 작화는 이렇게... 저기 얼마나 많은 애니메이터들의 등골이 들어갔을까 하며 보는 맛이 있어야...

액션씬에 메카가 나오는데도 3D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전부 일일히 그려서 엄청 감동적이었다
왜냐면 이제 더이상 이런 액션씬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ㅠㅠ)

내용은 사실 작화에 비교하면 밀린다고 생각하지만
(뭔가 자꾸 가슴이 웅장해지라고 떠미는 느낌인데 성인이 되고 봐서 그런지 웅장해지질 못했음...)
그렇다고 부족하다는것도 아님... 이정도면 충분하다

그렌라간이 방영하고 한창 전성기를 맞을 때 애니입시 하던 남자들은(여자들은 잘 모르겠음... 내 기억에 당시 오타쿠 여자들은 그렌라간 많이 안봤음) 무조건 그렌라간을 좋못사했는데 그럴만 함 계속 사나이의 어쩌구를 강조해서가 제일 큰거같긴 한데
모든 요소가 '상업적인 성공도 이룰 수 있으면서 잘 만든 오타쿠 애니메이션' 스럽다
게다가 오리지널 애니라 원작빨 받은것도 아니고




솔직히 그렌라간은 후반보다 초반 스토리가 엄청 뽕찬다
지하에서 땅파는것밖에 모르고 살다가 '지상에는 천장이 없고 푸른 하늘이 있으니' 지하를 벗어나 지상으로 간다? 얘기만 들어도 존나 심장이 두근거림...




니아는 니아의 대사가 좋고, 요코는 요코의 서사 자체가 좋다
후반 에피소드에서 요코 나오는 에피가 제일 재밌었고 감명깊었음
궁금하다면?당장 넷플릭스를 켜서 천원돌파 그렌라간을 보세요

쓸데없이 잔인한 장면이나 감정팔이 안넣고 정석적으로 전개해나가며 해피엔딩으로 끝낸 것도... 좋았다

역시 나는 선한 이야기가 좋고, 노력이 보답받는 이야기가 좋고, 인생을 살아가면서 힘겨운 일이 있을 때
그 정답을 알려주지는 않지만 그래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해주는 작품이 좋다

애니메이션은 꿈과 희망과 이상적인 것으로 가득 차있어야 하는데
어느시점부터 치유물(치명적인유해물) 이랍시고 보는사람 멘탈 터트려서 어그로끌기에만 집중하는 악성사디스트적 애니메이션만 나오는게 안타깝다

요즘은 가슴을 뜨겁게 불태우는 애니가 없는듯
그냥 내가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 뿐인가...

...그래도 계속 볼거임 라프텔 보관함에 저장해놓은 애니만 지금 40갠가 됨